처음 봤을 때와 두 번째 봤을 때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진 작품이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그랬습니다. 처음엔 웃기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였는데, 다 보고 집에 오는 길에 뭔가 씁쓸한 게 계속 남아서 다음 날 한 번 더 봤습니다. 두 번째로 봤을 때 저는 첫 장면부터 전혀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위에서 아래로, 영화가 설계한 계층 구조영화를 처음 볼 때는 기택 가족이 박 사장 집에 하나씩 들어가는 과정이 그냥 통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우가 학력을 위조해 과외 선생님 자리를 얻고, 기정이 미술 치료사로, 기택이 운전기사로, 충숙이 가사도우미로 들어가는 일련의 흐름이 마치 영리한 사기극처럼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니 봉준호 감독이 그 재미 뒤에 아주 치밀하게 무언가를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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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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