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인셉션》을 극장에서 봤을 때 솔직히 중간쯤에서 한 번 길을 잃었습니다. 꿈 안에 꿈, 그 안에 또 꿈이 겹치면서 "지금 어느 단계야?"를 계속 머릿속으로 계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한참을 곱씹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무게중심은 꿈의 구조가 아니라, 코브라는 한 남자가 죄책감을 끌어안고 살아온 시간에 있다는 걸요.꿈의 구조를 이해해야 영화가 보인다《인셉션》을 처음 보고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이유가 딱 하나였습니다. 꿈의 시간 구조를 모르고 보면 후반부 편집이 완전히 미로처럼 느껴지거든요.영화 속 핵심 장치는 '꿈 공유 기술'입니다. 패시브(PASIV)라는 장비를 통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여기서 PASI..
부모님이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으셨다는 연락을 받은 날, 저는 생각보다 훨씬 손이 떨렸습니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그 찜찜함이 가시지 않은 채 찾아본 영화가 바로 《비키퍼(The Beekeeper)》였습니다. 2024년 개봉한 이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액션 영화는, 노인 보이스피싱 피해에서 시작해 대통령 집무실까지 불태울 기세로 달려가는 복수 판타지입니다. 처음엔 그냥 시원한 액션 영화겠거니 했는데, 끝나고 나서 생각보다 오래 머릿속에 남더군요.보이스피싱 한 번에 전 재산이 사라지는 현실, 영화는 거기서 시작한다영화의 시작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시골 헛간에서 벌을 키우며 사는 남자 에던 클레이, 그리고 헛간을 내어준 이웃 엘로이즈 할머니. 은퇴한 교육자이자 어린이 자선재단 이사인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