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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담석증이라고 하면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장년층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사례들을 들여다보니 임신 중인 20대 여성, 당뇨를 오래 관리해 온 70대 노인, 건강검진 결과를 믿고 살던 50대까지 담석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무증상인 채로 수년간 몸속에 머물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산고와 같은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게 만드는 질환, 담석증을 제대로 짚어봤습니다.

담낭염, 참을 수 없는 복통의 정체

저도 처음엔 담석이 그냥 뱃속에 돌 몇 개 있는 정도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50대 여성이 새벽에 갑자기 아이를 낳는 것 같은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사례를 접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진단명은 급성 담낭염이었고, 담낭 안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담석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급성 담낭염(acute cholecystitis)이란 담낭 안에 담석이 쌓이거나 담즙의 흐름이 막혀 염증이 급격히 진행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쓸개에 불이 붙은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통증이 극심하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의료진은 담낭 자체를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을 권고하게 됩니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전체 담석의 약 80%를 차지하며, 체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굳어 만들어집니다. 색소성 담석은 기생충·세균 감염이나 적혈구 파괴 질환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색소성 담석이 많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중앙의료원).

담석이 생기는 위험 요인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비만 및 고지혈증 — 간에서 담즙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증가해 담석 생성 위험 상승
  • 당뇨병 — 혈중 인슐린이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고 담낭 운동성을 저하시켜 일반인 대비 담석 발생률 약 2배
  • 임신 — 에스트로겐 급증으로 콜레스테롤 농도 상승, 담낭 운동성 저하
  • 고지방·고과당 식이 — 담낭 수축 횟수 증가 및 콜레스테롤 분비 촉진
  • 불규칙한 식사 — 담즙 정체로 담석 형성 환경 조성
요약: 급성 담낭염은 담석이 담낭 안에 쌓여 염증이 급격히 진행되는 상태로, 콜레스테롤 담석이 주원인이며 비만·당뇨·임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담도폐쇄, 황달에서 암까지 이어지는 경로

제가 직접 사례를 살펴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담낭이 아닌 담도에 생긴 담석이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이상 수치를 발견하고 복부 초음파를 찍었더니 담도가 이미 담석으로 막혀 있었던 사례였는데, 눈에 보일 정도로 황달이 진행돼 있었습니다.

담도폐쇄(biliary obstruction)란 담즙이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흘러내려 가는 통로인 담도가 담석이나 종양 등으로 막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담도란 간과 소장을 연결하는 관으로, 이 길이 막히면 담즙이 역류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고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납니다. 간세포도 직접적인 손상을 입어 간 기능 수치가 기준치의 열 배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 무섭습니다.

담도에 위치한 담석은 담낭 절제 수술로는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시술이 ERCP(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인데,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넣어 담도를 역방향으로 접근한 뒤 풍선으로 담도 입구를 넓히고 담석을 꺼내는 방식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시술 이름을 들어본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아서, 담석이 담낭 말고 다른 곳에도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심각한 상황은 그다음이었습니다. ERCP 시술 중 담도 주변에 사마귀처럼 울퉁불퉁한 종양이 발견됐고, 조직 검사 결과 담도암으로 확인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무증상 담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세균 감염과 만성 염증이 반복되고, 이것이 담도 세포에 누적 손상을 줘 담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무증상 담도 담석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담도암 발생 확률이 약 10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생각으로는 증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담석은 조용히 있는 것 같아도 몸속에서 오랫동안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 담도폐쇄는 황달과 간 손상을 유발하며, 무증상 담도 담석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담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일반인의 약 10배에 달합니다.

 

콜레스테롤담석, 수술 결정의 기준은 어디에 있나

담석이 발견됐을 때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반대로 증상이 없으면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양쪽 다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 판단을 환자 혼자 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임신 8개월의 여성이 새벽에 상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례를 떠올려보면, 담낭 안에는 담석이 없었지만 담낭 슬러지(biliary sludge)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담낭 슬러지란 담즙이 정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로, 담석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늘면서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고, 담낭의 수축 운동이 떨어져 슬러지와 담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임신은 콜레스테롤 담석의 공식 위험 인자로 분류됩니다.

76세 당뇨 환자 사례도 인상 깊었습니다. 평생 삼겹살을 즐겨 먹고 식사가 불규칙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어 담석을 전혀 몰랐다고 했습니다. 간수치가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다면 발견 자체가 더 늦어졌을 것입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laparoscopic cholecystectomy) 후 꺼낸 담석은 5mm도 안 되는 작은 것들이 여러 개였는데, 의료진은 그대로 뒀다면 합병증이 더 심각해질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반면 출산 후 담석이 확인된 여성은 담낭 기능 검사 결과 담즙이 원활하게 분비되고 있는 정상 수치가 나왔습니다. 담낭 기능 검사(hepatobiliary scintigraphy)란 조영제를 이용해 담즙이 간에서 담낭으로, 다시 십이지장으로 잘 흐르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기능이 보존돼 있다는 결과에 환자 본인은 아쉬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는데, 그 심정이 이해되면서도 수술 시기를 너무 미루지 않아야 한다는 의료진의 조언도 함께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증상 담석이라도 즉시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담석 크기가 2.5cm 이상인 경우
  • 담낭벽에 석회화가 동반된 경우
  • 담석과 담낭 용종이 함께 발견된 경우
  • 당뇨·고령·면역저하 등으로 합병증 위험이 높은 경우

담낭이 제거되면 일시적으로 소화불량이나 지방변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담도가 담낭의 저장 기능을 일부 대신하게 되어 대부분 일상에 큰 지장 없이 적응합니다. 다만 수술 이후에도 술, 탄산음료, 고지방 음식은 당분간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과 유산균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요약: 수술 시기 결정은 담석 크기·위치·담낭 기능·기저질환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무증상이라도 고위험 조건에 해당하면 지체 없이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석증인데 증상이 전혀 없어요. 그냥 두면 안 되나요?

A. 무증상 담석을 바로 수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추적 관찰로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증상이 없으니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담석 크기와 위치, 담낭 기능, 기저질환 여부를 의료진과 함께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증상 담도 담석은 일반인보다 담도암 위험이 약 10배 높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Q. 임신 중에 담석이 발견됐는데 수술을 꼭 받아야 하나요?

A. 임신 중 담석은 에스트로겐 증가로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성 담낭염이 동반되지 않고 항생제로 증상이 조절된다면 출산 후 수술을 미루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다만 통증이 반복되거나 염증 수치가 계속 높다면 임신 중이라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와 외과 전문의가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담낭을 제거하면 소화 기능이 많이 떨어지나요?

A. 초반에는 고지방 음식을 먹을 때 소화불량이나 묽은 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담낭이 없으면 담즙이 한꺼번에 충분히 나오지 않기 때문인데, 시간이 지나면 담도가 저장 기능을 일부 담당하게 되어 대부분은 정상적인 소화 기능을 회복합니다. 수술 후 섬유질 위주 식단과 유산균 섭취가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담석 예방에 좋은 식습관이 따로 있나요?

A. 고지방·고과당 음식은 콜레스테롤 분비를 촉진해 콜레스테롤 담석 생성 위험을 높입니다. 반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규칙적인 식사 습관은 담즙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완벽한 예방법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식습관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 발견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결론

이번에 담석증 사례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이 질환을 단순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담석이 생겼다는 것이 그 사람의 식습관이나 생활 태도를 단정 짓는 증거가 아닙니다. 임신이라는 생리적 변화, 당뇨처럼 오래 관리해 온 만성질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대사 환경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번 내용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건강검진의 가치입니다.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담도암 전 단계가 발견된 사례처럼, 복부 초음파 한 번이 경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담석증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전문의와 함께 상황에 맞는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sipSf3VP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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